꽤나 두꺼운 책을 가지고 몇 번 낑낑대다가, 엊그제서야 다 읽었다. 이 책을 추천했던 학교 앞 서점 '오늘의책'의 리뷰誌나 여러 신문 서평들의 저자들과는 달리 나는 이 책을 보기 전까지만 해도 체 게바라라는 사람이 어떤 사람인지도 전혀 모르는, 이른바 '문외한'이었다. 때문에 '체'라는 이름이 그들에게 가져다 줄 향수를 나는 공유하지 못하였다. 하지만 장 꼬르미에는 그런 나에게도 배려를 했던가보다. 게바라의 삶에 나는 깊은 감동을 지고, 이 감동은 아마도 꼬르미에에게 빚지고 있다고 해야 할 것이다.

아르헨티나 출신으로 꾸바의 혁명에 뛰어든 에르네스또 게바라의 용기와 신념이 처음에는 이해가 되지 않을 정도였다. 미 제국주의의 사주를 받은 바띠스따 정권을 몰아내기 위해 지병인 천식에도 불구하고 체는 혁명 전선에 뛰어들었다. 처음에 의사신분으로 참전했던 그는 특유의 성실성과 탁월한 전략 등에 힘입어 대장의 계급까지 올라가게 된다.

그러나 그의 혁명 투쟁은 그에 그치지 않았다. 다른 사람들과는 달리 그의 혁명 성공의 기준은, 국민 의식의 변화에 있었던 것이다. 그는 진정 농민들과 함께 살아 가는 사람이었다. 게릴라 시절 체가 몇 번 농민들에게 속아, 적의 침입을 받은 적이 있었다. 이것은 명백히 실수라 할 것이지만, 역설적으로 이것이 오히려 그가 진정 농민을 아끼고 함께 살아갔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다른 게릴라들이 농민을 '이용'하려 했던 것과는 차이가 보인다.


마오쩌둥의 대장정에서 그는 농민에게 피해를 주지 말고 밥을 얻어 먹었거든 마을에 우물을 파주고 오라는 식으로 농민에게 부당한 신세를 지는 걸 막았다. 그런 점에서 체는 마오의 사상적 적자이다. 하지만, 마오가 자국의 안녕에 치우쳐 타국을 도울 여념이 없었던 것과는 대조적으로 체는 내셔널리즘을 뛰어넘은 위인이다. 그의 편지 말미에 항상 적혀 있던 문구는

조국이 아니면, 죽음을
영원히 전진

이었다. 그러나, 이 편지는 그가 꾸바의 장관으로써 보냈던 편지이다. 그가 태어난 것은 아르헨티나인데도 말이다. 그 이유는, 복잡하지 않다. 아마도 그의 고향은 라띤 아메리까 전체... 그리고 크게는 전 세계였던 것이다. 홍세화씨가 만난 사람중에 가짜 인종주의자가 있다고 하는데, 그는 자기는 철저한 인종주의자이지만, 세상에 한 종류의 인종밖에 안 보인다고 말했단다. 바로 인류라는 인종이란다. 체의 마음속에는 분명 세계라는 조국이 있고 인간이라는 민족이 있을 뿐일 것이다.
체를 따라 외쳐본다.

조국이 아니면, 죽음을!
영원히 전진!

작년 여름에 썼던 이 글을 다시 읽고서...



체 게바라 평전
장 코르미에 지음, 김미선 옮김/실천문학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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