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교사 임용시험 부산 합격자 100명 중 97명이 여선생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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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대체 '여성적인 것'이라는 것이 무엇인지 가끔 종잡을 수가 없다. 어떤 사람들은 남자들은 논리에 강하고 여자들은 창의적이어서 21세기는 여성에게 유리하다고 한다; 어떤 사람들은 남자들은 창조적인 일을 잘하고, 여자들은 꼼꼼해서 암기하는 데 능하다고 한다. 과연 '여성적인 것'이라는 것은 있는 것일까? 21세기는 여성의 시대니, 앞으로는 여성적인 것이 중요해지는 시대가 온다느니 하는 이야기는 사실 믿을 만한 것이 못 된다. 그들이 말하는 여성에게 유리한 상황이 생물학적으로 규명되기 전까지는 말이다.

임용고시에서 여성 합격자가 많은 이유가, 시험이 여성에게 유리하기 때문이라는 말은 따라서 아무 근거가 없는 말이다. 그런 주장을 하려면 실제 남성과 여성의 좌/우뇌 구조가 충분히 신뢰할 수 있을 만큼 규명이 되어야 하고, 사회의 다른 분야도 교사 만큼 양성에게 기회가 균등한지도 증명이 되어야 한다. 또한 사회가 여성의 직업으로 어떤 일을 선호하는지도 규명되어야 한다.

전문직의 경우, 아직도 여성들이 도전하기에는 사회적으로 개방되어 있지 않다. 대기업 등 월급쟁이 직장인이 되려고 해도 입사 과정에서, 그리고 회사 생활을 하면서 충분히 양성이 평등한 대우를 받는다고 하기 어렵다. 마지막으로 좋은 신부감의 조건 가운데 하나로 '학교 선생님'을 꼽는 세태도 무시할 수 없다(좋은 신랑감의 조건으로 '학교 선생님'을 꼽지는 않는다).

나는 바로 그런 요인들 때문에 임용고시 여성 합격자가 더 많다고 말하는 것은 아니다; 다만 여성 합격자가 더 많은 원인이, "여성이 꼼꼼하여 암기 과목에 더 유리하기 때문"이 아닐 가능성이 높다는 것을 말하는 것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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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적인 것'이란, 그러므로 사실 실체 없는 것이다. '여성적인 것'은 꼼꼼한 것을 포함하므로 그들이 암기과목을 잘 보고, 그래서 임용고시에 유리하다고 하는 논리를 인정한다면, 이 논리도 인정해야 한다: '여성적인 것'은 꼼꼼한 것을 포함하므로 그들이 학생들을 꼼꼼하고 섬세하게 잘 가르치고, 그래서 훌륭한 교사의 자질 가운데 한 가지다. 두 논리는 모두 대전제가 '확실하지 않으므로 성립하는지 알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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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용고시가 암기 위주로 치러지는 것은 잘못이다. 하지만 "여성에게만 일방적으로 유리하기 때문"에 잘못인 것이 아니라, 암기 위주로 치러서는 진정한 교사의 자질을 평가할 수 없기 때문이다.

만약 '암기 위주'의 시험을 통해 진정한 교사의 자질을 평가할 수 있다면 임용고시 합격자가 여성 100%라도 해당 시험을 유지하는 것이 좋다. 따라서 '임용고시 합격자 97%가 여성'이라는 식의 제목은 논점을 해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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