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어공용어화 2

'실용'주의와 언어 제국주의: 이명박 정부의 영어 이데올로기

대통령직 인수위원회가 신경 쓰는 것은 한반도 대운하와 기업 투자, 그리고 영어 교육 뿐인 것 같다. 영어 몰입교육을 주창하다가 한 발 물러선 대통령직 인수위원회에서 다시 영어 이야기를 꺼냈다. 이경숙 위원장은 "처음 미국에 가서 (표기법 대로) '오렌지'를 달라고 했더니 못 알아들어서 'Orange'라고 말하니 알아듣더라"는 자신의 경험담을 소개하면서 영어 교육을 위해서 외래어 표기법을 바꾸자고 제안했고, 인수위 공식적으로는 "학교 교육만으로 영어를 해결하기 위해 5년간 4조원을 들이겠다"고 발표한 것이다. 이경숙 위원장은 적어도 한 대학의 교수로 오래 일했고 총장까지 지냈던 교육자다. 게다가 그런 사람이 국내에 TESOL(Teaching English to Speakers of Other Languag..

합리성의 보루와 그 한계: 복거일『소수를 위한 변명』

2, 3일간 틈나는 대로 복거일의 『소수를 위한 변명』을 읽었다. 아마 출판해인 1997년 이전에 신문이나 잡지에 게제된 글을 모은 책일 것이고, 그런 글들이 시사時事적인 부분과 관련이 없을 수는 없겠지만, 그럼에도 현재적으로도 꽤나 중요한 글들이라는 생각을 지울 수 없었다. 각각 독립된 글들이라 중복되는 부분도 얼마간 있었지만 책 전체를 꿰뚫는 생각은 자유주의와 합리성이었다. 모든 분야를 경제적 자유주의와 합리주의의 시각으로 바라보는 모습이 일관성이 있고, 끌리기까지 했다. 교장의 권위주의적인 태도가 문제가 되어 기간제 교사가 피해자인 것이 분명한 사건임에도 죽음 앞에서는 시야가 흐릿해지는 사회를 보면서 많이 답답해져 있던 터라 그런 합리적인 판단을 하는 사람이 많을수록 개인의 자유와 권리를 근간으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