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국주의 2

'실용'주의와 언어 제국주의: 이명박 정부의 영어 이데올로기

대통령직 인수위원회가 신경 쓰는 것은 한반도 대운하와 기업 투자, 그리고 영어 교육 뿐인 것 같다. 영어 몰입교육을 주창하다가 한 발 물러선 대통령직 인수위원회에서 다시 영어 이야기를 꺼냈다. 이경숙 위원장은 "처음 미국에 가서 (표기법 대로) '오렌지'를 달라고 했더니 못 알아들어서 'Orange'라고 말하니 알아듣더라"는 자신의 경험담을 소개하면서 영어 교육을 위해서 외래어 표기법을 바꾸자고 제안했고, 인수위 공식적으로는 "학교 교육만으로 영어를 해결하기 위해 5년간 4조원을 들이겠다"고 발표한 것이다. 이경숙 위원장은 적어도 한 대학의 교수로 오래 일했고 총장까지 지냈던 교육자다. 게다가 그런 사람이 국내에 TESOL(Teaching English to Speakers of Other Languag..

빛과 그림자, 근대성의 형성: 김진송『서울에 딴스홀을 許하라』

Ⅰ "모던Modern." 근대로 혹은 현대로 일컬어지는 말이다. 그렇다면 언제부터가 "모던"일까? 언제부터가 "현대(혹은 근대)"라고 일컬어질 수 있는 시대일까? 현대성의 형성이라는 이 테마는 울분섞인 우리의 근·현대사에서 아주 중요한 부분을 차지한다고 볼 수 있다. 그것은 비단 우리의 근·현대사상 문제일뿐만 아니라 "양이洋夷"의 침범에 무릎꿇고 말았던 동아시아 전체의 문제라 할 수 있다. 얼마 전, 사이덴스티커Edward Seidensticker가 쓴 『도쿄이야기(原題:Low City, High City)』 가 출간되었다. 야마노테(동경 중심부)와 시타마치(동경 외곽의 서민 거주지)를 나누어, 메이지유신과 메이지 천황으로 상징되는 일본의 근대화를 작은 문화상文化象에서부터 그려내고 있었다. 당시 일인들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