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중권 2

계급과 민족주의: 민주노동당 분당론에 관하여

1. 민족과 계급 민족이냐 계급이냐 하는 문제는 한국적 상황에서 오랫동안 중요한 이슈가 되어왔다. 식민지 시절에 맑시즘을 받아들이고, 분단 시대를 거쳐 이를 정교화하는 과정을 겪어온 까닭이다. 민족의 독립이, 그리고 민족의 통일이 오랫동안 지상과제였던 시절, 계급을 들먹이는 것은 반역이나 개인주의로 받아들여질 소지가 항상 있었다. 권력을 장악하려는 음모로 받아들여지기도 했다. 한국의 대표적인 민족주의자 백범은 자서전에서 이렇게 적는다(김구 1997, 313-314): 국민대회가 실패한 후 상해에서는 통일이란 미명美名하에 공산당 운동이 끊어지지 않고 민족운동자들을 종용하였다. 공산당 청년들은 여전히 양파로 나뉘어 동일한 목적과 동일한 명칭으로 '재在중국청년동맹'과 '주住중국청년동맹'을 조직하고, 상해의 우..

'디 워'에 대한 진중권의 언급과 관련하여

진중권 “‘디 워’ 비평할 가치도 없어”…네티즌 ‘발끈’ : 영화·애니 : 문화 : 뉴스 : 한겨레 '디 워'에 대해 처음 쓴다. 나는 '디 워'를 보지 않았지만, 그 애국심 마케팅과 관련하여 내셔널리즘 문제와 파시즘 문제, 그리고 감독 스스로의 코멘트에 관심이 있었기 때문에 관련 기사나 블로그 포스팅은 유심히 살펴보았다. '디 워'를 혹평하는 평론가들에게 옹호자들이 했던 말은, 이 영화는 그런 영화가 아니라 가족들이 함께 즐겁게 보는 영화이니 그런 식의 비평은 하지 말라, 는 것이었다. 즉, 영화에는 즐기기 위한 영화와 예술로서의 영화가 있는데 '디 워'는 예술로서의 영화가 아니라 즐기기 위한 영화이므로 '예술로서의 비평'은 하지 말라는 것이다. 심 감독이 열심히 만들었고 한국 영화로서 이 만한 CG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