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어 3

한국어의 국제 기구 공개어 채택과 한글 찬사 사이의 간극

한국어, 최초로 국제기구 공식언어 채택 쾌거 - 1등 인터넷뉴스 조선닷컴 모든 언어가 '도구'로서의 기능만 갖는 것은 아니지만, 일상에서 언어의 타동사적인 측면은 자동사적인 측면보다 훨씬 강조되어야 마땅할 것이다. 언어 예술이라고 불리는 문학이나 언어를 통해 내밀한 사유를 하는 철학이 아니라면, 언어는 분명한 목적 의식을 가지고 도구적으로 사용되는 것이다. 그러므로 어떤 언어가 다른 언어보다 뛰어나다거나 못하다는 말은 있을 수 없다. 어떤 언어가 국제적으로 통용되는 이유는 분명히 언어 외적인 것이다. 옛적의 중국어, 프랑스어가 그랬고, 지금의 영어가 그렇다. 대학 시절 한 선생님은 대학생들이 소위 '원서'라고 하는 깨알 같은 영미권 책을 읽어야 하는 이유는, 그 나라의 학문이 뛰어나기 때문이라고 말씀하셨..

순수주의의 위험: 박숙희『반드시 바꿔 써야 할 우리말 속 일본말』

말이 바뀌는 것은 여러 가지 이유가 있지만, 대체로 '사회의 변화'가 그 원인이라고 보면 틀리지 않을 것 같다. 언어학자 울만Ullmann은 말의 의미변화 원인을 언어적, 역사적, 사회적, 심리적 원인, 그리고 외래어의 영향에 의한 원인 등 다섯 가지로 나누었지만 그 다섯 원인들이 무자르듯 정확하게 갈라지는 것은 아니다. 가령 우리네 근대화 과정을 생각하면 일본을 통해 서구문물을 받아들이면서 외래어 혹은 외국어의 영향은 피할 수 없는 것이었고, 그것은 또한 사회적 원인이기도 하다. 그 과정에서 음이 비슷한 것들은 의미혼동을 겪게도 된다. 역사적 원인이라는 것은 이런 사실들을 통시적으로 보았을 때의 변화라고도 볼 수 있을 것이다. 비근한 예를 찾느라 우리네 근대화 과정을 예로 들었지만, 사실 그만큼 심각한..

두 권의 문장론 책: 이태준『문장강화』, 김기림『문장론신강』

상허 선생의『문장강화』는 '文章强化'가 아니라 '文章講話'다. 초판(1940)으로 치면 63년, 증정판增訂版(1947)으로 쳐도 50년은 족히 넘게 오래된 이 책을 다시 읽은 이유는 여러 미디어에서 꽤나 칭찬을 해댔기 때문이다. 그리고 일기에라도 남겨두는 이유는 충분히 그 칭찬에 값하는 것 같이 여겨지기 때문이다. 사실 이 책에 대한 칭찬은 해제를 쓴 임형택 교수가 다 한 셈이니, 무엇보다 이 책은 설명하는 글이 아니라 보여주는 글인 것이다. 부록의 예문 색인만 네 쪽이 되니 그것은 수치로도 증명되지만 어느 쪽이고 책을 펼쳐봐도 예문이 없는 장면은 볼 수 없다시피 하다. 어느 곳은 아주 예문이 왼쪽-오른쪽 두 쪽을 꽉 채우고 있기도 하다. 임 교수는 "예문의 풍부함은 신문학 20년이 도달한 우수한 성과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