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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

올림픽과 국가주의 0 정수라가 "원하는 것은 무엇이든 얻을 수 있"는 대한민국을 노래했을 때, 나는 대한민국의 일원임이 자랑스러웠다. 나는 동남아시아나 인도 따위에서 태어난 사람들이 불쌍하다고까지 생각했다. 그네들은 그런 나라에 살고 있지 않기 때문에. 대학 시절 나는 "원하는 것은 무엇이든 얻을 수 있"다는 그 명제가 틀렸다고 생각했다. 별다른 고생을 하지 않고 살아온 내 20년도 나름 꽤나 괴로운 시간이었고, 대한민국이라는 나라는 내가 원하는 것을 얻도록 해주지도 않고, 해줄 수도 없는 나라라는 생각이었다. 저 노랫말의 의미를 지금은 조금 깨달을 것 같다: 저 명제는 확실히 참이고, 다만 교묘하게 주체를 숨겼을 뿐이다. 대한민국은 어떤 사람에게는 "원하는 것은 무엇이든 얻을 수 있"는 나라인 것이다. 그리고 그 어떤 .. 더보기
러시아미술은 ‘혁명문학’이다 러시아미술은 ‘혁명문학’이다 : 책 : 문화 : 뉴스 : 한겨레: 예술의 경향을, '눈에 보이는 대로 그리기'와 '아는 대로 그리기'로 나눈 아르놀트 하우저의 견해는 진정 탁견인 듯하다. 내 생각에 '눈에 보이는 대로 그리기'의 매력은 그 힘에 있다. 진실과 사실이 가진 힘을 우리가 모르는 바 아니기 때문이다. 꾸르베의 그림을 보았을 때, 그리고 러시아 민중들의 삶을 보았을 때 우리가 느끼는 절망과 그 절망에서 나오는 힘이란 그런 것이다. '아는 대로 그리기'의 매력은 그 자유로움에 있는 것이다. 뭉크의 음산한 그림을 볼 때나, 마그리트의 묘한 그림을 볼 때, 그리고 샤갈의 분방하고 발랄한 그림을 볼 때 우리는 그런 것을 느끼는 것이다. 백색의 북국에서 일어난 혁명은, 또 무슨 색을 가지고 있을까. 어두.. 더보기
구체具體 위에 핀 죄의 꽃: 도스또예프스끼『까라마조프 씨네 형제들』 성서는 크게 보아 '구원의 역사'이다. 아담의 첫 범죄sin 이후 모세가 시내 산에서 십계명을 받는 때를 거쳐 그리스도가 십자가에 못 박힘으로 '구원'이 올 때까지의. '구원'이 있기까지는 '죄'가 있어야 하므로 성서는 또한 '죄'의 역사이다. 그러나 '죄'가 무엇인가, 하고 물으면 누구도 쉽사리 대답하지 못한다. 누구든 "신(神)이 부과한 명령을 어기는 것"이 죄라고 주장하려는 이는 '왜 카인이 십계명이 생기기도 전에 스스로를 괴롭게 해야 했는지'를 설명해야 할 것이다. 도스또예프스끼의 『까라마조프 씨네 형제들』은 그 '죄의 역사'를 소설적으로 재구성해내고 있다. 그리고 그럼으로써 죄의 개념을 보다 명확히 하고 있다. 대개 사람들에게는 죄가 선험성Apriotät을 지니고 나타난다면, 도스또예프스끼의 소.. 더보기
소비에트판 집없는 아이: 오스뜨로프스끼『강철은 어떻게 단련되었는가』 최인훈의 『회색인』에는 독고준이 『강철은 어떻게 단련되었는가』에 대해 나름대로 평가하는 부분이 나온다. 아마도 작가 자신의 생각을 많이 투영하고 있을 그 평가는 이렇다: 그가 요즈음 읽고 있는 책은 『강철은 어떻게 단련되었는가』였다. 유명한 소련 작가의 그 소설은 러시아 제정 끝무렵에서 시작하여 소비에트 혁명, 그 뒤를 이은 국내 전쟁을 통하여 한 소년이 어떤 모험과 결심, 교훈과 용기를 통해서 한 사람의 훌륭한 공산당원이 되었는가를 말한 일종의 성장소설(成長小說)이었다. 그러나 그가 공산당원이라든가 짜르 정부가 얼마나 혹독했는가는 아무래도 좋았다. 소설의 처음부터 독자의 마음을 사로잡는 주인공 소년의 익살스럽고 착한 성격이, 그리고 황폐해가는 농촌과 도시의 눈에 보이는 듯한 그림, 주인공의 바보같이 순..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