객관적이라는 것은 기준이 변하지 않는다는 뜻이다. 잣대가 하나라면 분란이 일어날 염려가 없다. 그것이 법치주의의 근간을 이룬다. 법치주의의 한계는 이미 선진先秦 시대에 유가 철학자들과 도가 철학자들이 누누이 강조했던 것이지만, 비할 수 없이 커진 현대 사회는 반드시 체계système에 의해 돌아가야만 하는 것이다. '경계인'이라 불리는 송두율 교수를 생각한다. 송두율 교수가 귀국 후 잡혀 있었던 이유는 그가 이북에서 노동당에 가입했던 전력 때문이다. 보수 언론들은 큼지막한 활자로 그 글씨를 써 놓고 가판대에서 손길을 기다리고 있었다. 그리고 한두 장을 넘기면 송두율 교수가 썼던 책에서 '내재적 접근론'이 문제라면서 짐짓 독자들의 판단에 훈수를 두기 시작하는 것이었다. 송두율 교수의 '내재적 접근론'은 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