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12 5

이명박 '욕쟁이 할머니' 광고의 커뮤니케이션 구조

이명박 대통령 당선자의 '욕쟁이 할머니' 광고는 많은 사람들에게 충격을 준 광고였다. 이명박의 강한 이미지와 부자 이미지, 여러 가지 비리 이미지를 날리기 위해 정반대에서 승부를 건 한나라당의 비장의 무기였다. 한나라당도 이명박도 분명히 서민이나 중산층이 아니라 계층적으로 상류층을 지지 기반으로 하는 정책을 내세우고 있음이 분명하지만, 선거전에서는 서민들의 표가 필요하기 때문에 만든 '웰메이드' 이미지 광고였다. 대통합민주신당에서는 광고에 나오는 할머니가 사실은 종로 낙원동 국밥집이 아니라 강남에서 포장마차를 운영하고 있는 할머니이며, 광고에서는 할머니가 전라도 사투리를 사용하지만 실제 고향은 충청도라는 점에서 문제가 있는 광고라는 논평을 발표하기도 했다. 하지만 이와 같은 이른바 ‘위장 광고’ 논란은 ..

이명박 당선자와 출판 진흥

“출판은 국민정신 발전체제의 큰 동력” '이명박에 바란다'류의 칼럼들이 쏟아지고 있다. 그 가운데에는 출판 분야의 요구 사항도 있다. 당선자가 궁금해 하는 것은 국민들의 요구 사항needs이고, 요구 사항이 적절할 경우 정책에 반영해야 할 것이므로 이런 칼럼들의 존재 의의는 분명하다. 게다가 이명박 당선자에게 흔히 부족한 부분으로 지적되는 것이 문화 부분이다. 경영학과라는 이유도 있고, 대기업 건설사 CEO 출신이라는 이유도 있다. 공약의 맨 앞자리를 경부 운하 등 건설 쪽에 배당한 이유도 있을 것이다. 선입견일는지 모른다. 어쨌든 한 나라의 대통령으로서 문화 분야를 챙기는 것은 무척 중요하고, 그 가운데 출판은 문화의 핵심이라는 자부심은 물론 매출 규모에 있어서도 '문화 산업' 가운데 '가장 큰 파이'..

태안 사태, 그리고 우화와 시의 힘: Sepúlveda『갈매기에게 나는 법을 가르쳐준 고양이』

우화fable란 동물에게 사람의 속성을 투영한 이야기로 일종의 알레고리allegorie이다(이상섭, 210-210). 그래서 논자에 따라서는 우화를 의인소설擬人小說이라고 부르기도 한다(한용환, 333-336). 그런데 우화 가운데 인간이 등장하는 경우가 종종 있는데, 그럴 경우 대개 인간은 부정적으로 묘사된다. 가령 조지 오웰의 『동물농장』에서 인간은 사회주의 혁명 이전의 제정帝政 러시아를 의미한다. 또 안국선의 「금수회의록」은 좀더 직접적으로 옳지 못한 인간의 태도를 풍자하고 있다. 이처럼 동물이 등장인물인 이야기에서 인간이 쉽게 부정적으로 묘사된다는 것은, 적어도 문학적 상상력의 테두리 안에서 우리의 감정을 동물에 이입했을 때 인간이 추악한 존재라고 느끼기 쉽다는 것을 방증하는 것이다. 나는 다소 딱..

새로운 음반 판매 방식에 대한 라디오헤드의 자기 평가

Le Monde.fr : Radiohead s'explique sur son disque téléchargeable au prix fixé par l'acheteur 라디오헤드Radiohead가 자신들의 새 앨범인 '인 레인보우즈In Rainbows'를 정가prix fixé로 팔겠다고 선언했다. 이 영국 록그룹은 그간 이뤄진 인터넷 다운로드를 통한 음반 판매 방식을 높이 평가했고, 메이저 음반사와의 재계약에 부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라디오헤드의 보컬 톰 요크Thom Yorke는 지난 지난 5일 프랑스 일간지 《르 몽드Le Monde》와의 인터뷰에서 자신들이 무척 많이 손해를 보았다는 주장이나 수백만을 벌었다는 주장에 대해 "양쪽 모두 진실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영미의 언론들에 따르면 앨범이 온라인으로..

상황Situations 2007.12.20

착한 아마데우스의 엄마 찾아 삼만 리: K. Sheridan《어거스트 러시》

1. 천재 이야기 나는 천재 이야기를 신뢰하지 않는다. 매번 대선에 출마하는 누군가가 "IQ 430인 나의 공약은 보통의 머리로는 이해하지 못할 수 있다"고 말하는 것과 마찬가지로, 천재가 만약에 있다고 해도 그의 이야기는 우리가 이해할 수 없을 것이기 때문이다. 즉, 천재는 우리 같은 범인凡人에게 '이해의 대상'이 아니라 '신앙의 대상'일 뿐이다. 가령 살리에리가 정말 모차르트보다 더 많은 노력을 했는지 어떤지에 대해서 우리는 알 수 없다. 아인슈타인이 도서관에서 얼마나 긴 시간을 보냈는지 우리는 알 수 없다. 그러나 동시에 범인들은 늘 천재 이야기에 열광하고 그 이야기를 가슴 깊이 믿는다. 그럼으로써 자기의 현재 상황에 대해 자신에게 면죄부를 주려고 하는 것일까. 사람들이 좋아하는 천재는 아인슈타인과..

극장전 2007.12.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