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기준-김우식, 40년간 '바늘과 실' 《살인의 추억》이라는 영화가 있다. 내가 생각하기에 그 영화는 단지 진실에 대한 영화다. 진실과 거짓이라는 테마는 서태윤 형사(김상경 扮)가 계속해서 "서류는 거짓말하지 않는다"라는, 결말에서의 반전을 암시하는 명제를 내세움에서 확인된다. 이 영화를 하나의 메타포로 간주한다면, 진실을 찾는 것은 일종의 미궁 속의 수사와도 같다는 것이다. 이 영화를 보고 나서, 함께 본 연인에게 내가 한 말은 "박현규(박해일 扮)가 범인이네."였다. 연인은 별 말을 하지 않았지만 내 말에 의구심을 갖는 눈치였다. 그 '눈치'를 눈치챈 내가 다시 곰곰이 생각해보지 않았다면 나는 여전히 영화를 보고난 직후의 그 상태, 서태윤 형사의 수사선搜査線을 뒤따라가다가 뒤통수를 얻어맞은 그 상태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