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자와 공주》는 '꿈과 희망의 공장'인 디즈니가 절대 넘볼 수 없는 수준의 새로운 아니마시옹이었다. 디즈니 애니메이션은 전체적으로 하나의 우화적인 알레고리에 불과한 것이지만, 《왕자와 공주》는 상상력과 자의식이라는 부분을 겹쳐놓은 풍부한 두께를 가지고 있었다. 비록 그 안에 소속된 단편들은 유럽의 고전 동화들의 세계관에서 유달리 나아진 것이 없지만, 그런 상징들을 그들이 체현體現하는 과정은 전혀 새로운 방식이었던 것이다. '원하는 대로 이루어진다' 내지는 '믿음대로 되니라'라는 표현에 기초해볼 때 이 영화는 피그말리온의 '믿음'과도 관련될 것이지만 사실은 그보다 더 자신을 향해 있다. 다시 말해 그것은 피그말리온적인 나르시시즘이다. 자신이 극의 주인공이고 싶어하는 것은 사실 아이들이 흔히 가지는, 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