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도Godot'는 죽음이다. 도대체 사람이 이생에서 죽음말고 무엇을 기다릴 수 있단 말인가. 이성복이 삶이란 '집으로 가는 길'이라고 했던 것처럼 고도기다리기 역시 '집으로 가는 길'이다. '집'에 도달하면 그들은 살게(즉, 죽게) 된다. 블라디미르 내일 목이나 매자. (사이) 고도가 안 오면 말야. 에스트라공 만일 온다면? 블라디미르 그럼 살게 되는 거지. -『고도를 기다리며』오증자 옮김, 민음사, 2000, 158쪽. 그러나 그들이 아무리 죽기를 바라고 목을 매달아도 그들은 죽을 수 없다. 에스트라공 그렇다면 당장에 목을 매자. 블라디미르 나뭇가지에? (둘은 나무 앞으로 다가가서 쳐다본다) 이 나무는 믿을 수가 없는걸. (24쪽) 그곳은 '죽지 못하는 곳'이다. 에스트라공이 "그런데 아무 일도 일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