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용섭 대구성서아카대미 원장 설교비평 책 눈길
열왕기하 2장 23-24절은, 자신을 보고 "대머리여 올라가라 대머리여 올라가라"하고 외친 아이들을 저주하며 곰을 불러 찢어 죽이는 선지자 엘리사를 묘사하고 있다. 때때로 이 장면은 목회자의 권위를 보여준 사례로 인용되기도 하는 모양이지만, 성경을 찬찬히 읽어보면 그것과는 별반 관계 없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목회자의 권위를 보여준다는 쪽은 아이들의 놀림에서 '대머리'에만 주목하고 있다. 실제로 엘리사는 대머리였다고 하는 주석을 본 바도 있지만, 그게 그렇게 중요한 요소는 아닌 것 같다; 만약 중요했다면 (일부) 주석이 아니라 본문에 나와 있어야 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아이들의 놀림에서 문제가 되는 부분은 '올라가라'는 부분이다. 열왕기하의 바로 앞 부분을 읽어보면 알겠지만, '올라가라'는 말이 놀림으로 쓰였다면 이는 상당히 심각한 문제다: 이는 목회자의 권위에 도전하는 것 정도가 아니라, 여호와의 존재와 능력을 의심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이 장면의 바로 앞에서 엘리사의 스승 격인 엘리야는 병거를 타고 하늘로 승천한다. 에녹과 인자人子와 함께 성경에 등장하는 세 승천 가운데 하나인데, 이는 생각하기에 따라서는 예수님의 승천을 표상하는 것이기도 할 것이다. 그런데 아무리 아이들이라도 '올라가라'라고 놀린다면 이는 엘리야의 하나님을 부인하는 것이며, 나아가 예수님의 구원 사업 자체를 부인하는 것이 될 수밖에 없는 것이다.
한번은 이런 일이 있었다. 사사기 7장에 나오는 기드온에 대한 설교였는데, 7장 5절에 나오는 이 구절이 문제였다: "…여호와께서 기드온에게 이르시되 무릇 개의 핥는 것 같이 그 혀로 물을 핥는 자는 너는 따로 세우고 또 무릇 무릎을 꿇고 마시는 자도 그같이 하라 하시더니" 이 부분을 설교하는 목사님은 여기서 "개"라는 말이 갖는 부정적 의미에 주목하셨던지 성경에서 개가 나쁘게 묘사되는 구절의 목록을 만들어 줄줄 읊었다. 하지만 이는 명백히 오독이다; 이어지는 6절과 7절을 읽어보면 '기드온의 300용사'로 뽑히는 것은 "핥아 먹은 삼백명"이다. 설교자가 텍스트를 간과하면 이렇게 된다.
내가 보기에 한국 교회의 목사들이 명심해야 할 것은, 자신들이 쓸모없는 존재일 수 있다는 자각이다. 평신도 선교사가 가서 봉사하는 선교지에서는 전문적인 설교가 있기 힘들다. 그런 곳에서는 성경 자체가 이미 훌륭한 설교이다. 예전에 만난 한 목사님은, 가끔 수요예배 시간에 설교 대신 30분간 성경 교독을 한다고 했다. 그 시간이 그렇게 좋을 수가 없다는 것이다. 목사의 설교가 예배에서 차지하는 위치는 그만큼이다. 그러므로 역설적으로 목사의 설교는 보다 더 훌륭해야 하고, 보다 더 정확해야 한다.
그 귀중한 설교 시간을 개인적 경험담으로 채운다든가, 기복 신앙에 기댄 세속적 축복으로 허비해서는 안 된다. 더구나 새문안 교회는 더 기가 막히는데, 정치 이야기는 더더욱 안 된다. 여호와가 한나라당이든 열린우리당이든 또 어느 당이든 가입하기 전까지는 말이다.
열왕기하 2장 23-24절은, 자신을 보고 "대머리여 올라가라 대머리여 올라가라"하고 외친 아이들을 저주하며 곰을 불러 찢어 죽이는 선지자 엘리사를 묘사하고 있다. 때때로 이 장면은 목회자의 권위를 보여준 사례로 인용되기도 하는 모양이지만, 성경을 찬찬히 읽어보면 그것과는 별반 관계 없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목회자의 권위를 보여준다는 쪽은 아이들의 놀림에서 '대머리'에만 주목하고 있다. 실제로 엘리사는 대머리였다고 하는 주석을 본 바도 있지만, 그게 그렇게 중요한 요소는 아닌 것 같다; 만약 중요했다면 (일부) 주석이 아니라 본문에 나와 있어야 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아이들의 놀림에서 문제가 되는 부분은 '올라가라'는 부분이다. 열왕기하의 바로 앞 부분을 읽어보면 알겠지만, '올라가라'는 말이 놀림으로 쓰였다면 이는 상당히 심각한 문제다: 이는 목회자의 권위에 도전하는 것 정도가 아니라, 여호와의 존재와 능력을 의심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이 장면의 바로 앞에서 엘리사의 스승 격인 엘리야는 병거를 타고 하늘로 승천한다. 에녹과 인자人子와 함께 성경에 등장하는 세 승천 가운데 하나인데, 이는 생각하기에 따라서는 예수님의 승천을 표상하는 것이기도 할 것이다. 그런데 아무리 아이들이라도 '올라가라'라고 놀린다면 이는 엘리야의 하나님을 부인하는 것이며, 나아가 예수님의 구원 사업 자체를 부인하는 것이 될 수밖에 없는 것이다.
한번은 이런 일이 있었다. 사사기 7장에 나오는 기드온에 대한 설교였는데, 7장 5절에 나오는 이 구절이 문제였다: "…여호와께서 기드온에게 이르시되 무릇 개의 핥는 것 같이 그 혀로 물을 핥는 자는 너는 따로 세우고 또 무릇 무릎을 꿇고 마시는 자도 그같이 하라 하시더니" 이 부분을 설교하는 목사님은 여기서 "개"라는 말이 갖는 부정적 의미에 주목하셨던지 성경에서 개가 나쁘게 묘사되는 구절의 목록을 만들어 줄줄 읊었다. 하지만 이는 명백히 오독이다; 이어지는 6절과 7절을 읽어보면 '기드온의 300용사'로 뽑히는 것은 "핥아 먹은 삼백명"이다. 설교자가 텍스트를 간과하면 이렇게 된다.
내가 보기에 한국 교회의 목사들이 명심해야 할 것은, 자신들이 쓸모없는 존재일 수 있다는 자각이다. 평신도 선교사가 가서 봉사하는 선교지에서는 전문적인 설교가 있기 힘들다. 그런 곳에서는 성경 자체가 이미 훌륭한 설교이다. 예전에 만난 한 목사님은, 가끔 수요예배 시간에 설교 대신 30분간 성경 교독을 한다고 했다. 그 시간이 그렇게 좋을 수가 없다는 것이다. 목사의 설교가 예배에서 차지하는 위치는 그만큼이다. 그러므로 역설적으로 목사의 설교는 보다 더 훌륭해야 하고, 보다 더 정확해야 한다.
그 귀중한 설교 시간을 개인적 경험담으로 채운다든가, 기복 신앙에 기댄 세속적 축복으로 허비해서는 안 된다. 더구나 새문안 교회는 더 기가 막히는데, 정치 이야기는 더더욱 안 된다. 여호와가 한나라당이든 열린우리당이든 또 어느 당이든 가입하기 전까지는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