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3/05/21 2

출판과 나의 삶: 민음사 박맹호 대표 강연 요약

강연의 시작은 박맹호 대표의 유년시절의 추억이나 전란 당시의 상황, 그리고 대학 졸업 후의 '낭인浪人'생활 같은 개인적인 문제로 시작했지만 마땅히 이어갈 말이 없었던지 곧장 본론으로 들어갔다. 박맹호 대표는 연대기에 따른 출판에 대해 조금씩 이야기했다. 그가 출판업을 시작하기 전에는 대부분의 책은 일본어 중역본이었다고 했다. 내용뿐 아니라 장정·디자인도 일본 책에서 그대로 베껴 글씨만 한글로 바꾸었다고 했다. 그는 거기서 '창피함'을 느꼈던 것 같다. 1950년대의 우리나라 출판은 '구루마くるま' 즉 수레에 끌고 다니며 출판사를 경영하는 수준이라고 했다. 책이 거의 일어판 중역이라는 점은 말할 것도 없다. 이런 때부터 시작한 출판사로 계몽사나 삼성출판사, 금성출판사 등을 예로 들었다. 그렇지만 50년대 ..

상황Situations 2003.05.21

토속어의 유화油畵: 이문구『내 몸은 너무 오래 서 있거나 걸어왔다』

낮이고 밤이고 혼자였던 시절, 외로움이든 무엇이든 밀려오면 소설을 읽었었다. 으례 소설은 읽히는 것으로 여겼었고, 그 예외라면 스토리 위주가 아닌 『낯선 시간 속으로』정도를 들었다. 이문구의 『내 몸은 너무 오래 서 있거나 걸어왔다』는 스토리 위주라고는 할 수 없지만 그래도 스토리가 상당히 살아있는 단편집인데도 나를 오래도록 붙들고 놓아주질 않았다. 책 뒷표지를 보았다. "여기에서 말은 이미 말 이상이다." 말이 말보다 윗길에 있다면 그의 소설이 시詩라는 말이 된다. 이문구는 시를 썼던가. 책을 다 읽고 나서의 자답自答은 '그렇다'였다. 그가 충청지방의 토속어로 소설을 썼다, 고 대체로 말하겠지만 사실은 그가 충청지방의 토속어를 썼더니 그것이 소설이 되었다고 하는 게 더 옳을지도 모를 정도로 그의 소설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