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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차와 군수기계의 나라, 미국의 토테미즘: Michael Bay《트랜스포머》

1 어린 시절, 누구나 내 주위의 모든 것이 살아있다고 믿는다. 내가 자고 있을 때 내 장난감들이나 인형이 살아 움직일 것이라는 상상력은 상당히 많은 동화나 만화의 기본적인 설정으로 되어 있다. 특히 철강과 거대 기계가 찬양받던 지난 세기에는 일단 무엇이든 로봇으로 변하는 독특한 생각이 만화영화의 기반 상상력이 되었다. 전투기나 탱크에서 라이터까지 로봇으로 변신했고, 초능력으로 불러내는 존재도 귀여운 여자친구나 다정한 말벗이기보다는 로봇이었다. 언젠가부터 만화 영화들은 거대 로봇 만들기를 그쳤다. (아마도 일본) 경제에서 '중후장대重厚長大' 시대가 가고 '경박단소輕薄短小'의 시대가 온 탓이다. 워크맨이라고 불리는 소형 카세트라디오가 그 신호탄이었다면 작고 가벼운 mp3 플레이어와 얇은 휴대전화는 나름대로..

극장전 2007.07.07

젖은 머리칼: Gronenborn《알래스카》OST

젖은 머리칼이 매력적으로 느껴진 것은 언제부터였을까. 고교 시절, 여자애들은 매일 아침 머리를 감고 묶으면 하교할 때까지 머리가 마르지 않기도 한다는 걸 알게 되고 나서 적이 놀랐었는데. 그러고보면 나 스스로가 머리를 감고 나서 수건으로 대충 문지르고는 제대로 말리지 않고 나오기도 한다. 어쩌면 는개 같은 가는 비는 그냥 맞는 것도 그 때문일지도 모른다... 《알래스카》는, 씨네큐브에서 韓과 《스파이더 릴리》를 봤을 때였거나 아니면 혼자 《스틸 라이프》를 봤을 때--혹은 둘 다일지도--예고편을 접했던 것 같다. 고교 시절 이후 설어버린 독일어가 나오는 영화라는 것과 함께, 주인공은 젖은--혹은 젖은 듯한--머리칼이 인상적이었다. 응, 나는 이마 앞으로 흩뜨려진 그런 머리칼을 좋아한다. 인생에는 긴 게임과..

극장전 2007.07.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