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브레히트의 '서사극 이론'이라는 전작 저술이 있는줄로 알았다. 전에 한두페이지 읽다가 치우고 읽다가 치운 책을 이틀에 걸쳐 읽었다. 글이 씌어질 당시의 정황이나 다른 희곡 작품들에 대한 지식이 필요한 글들도 조금 있어서 수월치는 않았다. 전체적으로는 지루했다. 전작 저술이 아닌 까닭에, 같은 내용이 여러 편의 논문이나 강연록에 자주 비슷한 형태로 노출되었다. 지속적으로 그가 강조하는 것은 '감정이입'에 대한 비판과 '낯설게 하기 효과Verfremdungseffekt'이다. 어떤 의미에서 그는 연기를 잘하는 배우를 그다지 좋아하지 않는 것 같다. 감정이입에 대해서 그가 가진 불만은 이렇다. 배우가 연기를 잘하면 잘 할수록 관객들은 그 역할에 감정이입되어 자기가 '그'인 것으로 느끼기 때문에 여러 부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