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틴 문학이 유럽 각 민족문학으로 분산되면서 그 문학의 수준이 현저하게 저하되었다. 이후 그 각 민족 문학의 발전과정에서, 보다 자세히는 프랑스 문학의 발전과정에서, 소설의 형성기에 그 발전에 영향을 끼친 작가가 누구일까 생각하다보니 거기에 라블레Rabelais가 있었다. 마르뜨 로베르는 그의 『기원의 소설, 소설의 기원』에서 『돈끼호떼』와 『로빈슨 크루소』를 소설의 기원으로 보고 있다. 『로빈슨 크루소』가 들어간 것은 근대의 예술로서의 소설이 부르주아의 예술이라고 볼 때 이 작품이 시민계급의 가치관을 반영하는 작품이라는 점에서이지만, 『돈끼호떼』는 보다 근본적인 이유를 갖고 있다. 『돈끼호떼』는 단순한 스토리텔링만이 아니라, '어떻게 쓸 것인가'의 질문이 그 안에 들어있는, '글쓰기의 모험'을 하고 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