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정우「교육개혁, 무엇이 잘못되었나」, 『창작과 비평』2001년 봄호

이정우 씨의 「교육개혁, 무엇이 잘못되었나」는 비전공자이기 때문에 가능한, 훌륭한 글이라 생각한다. 교육론은 이상적理想的일 수 있어도, 교육정책은 이상적이어서는 안 되기 때문이다. 그런 점에서 '시급한 몇 가지 개혁'부분을 관심있게 읽었다. 거시적 개혁보다 크기는 작으면서도 매우 중요한 개혁들을 내어놓고 있었는데, 현실적인 개혁들이 많이 눈에 띄어서 공감이 많이 갔다. 다만, 국어 교육의 중요성을 조금 간과한 측면이 있어 안타까웠다.

논리력, 추리력, 상상력, 창의력, 감수성 등을 모두 포괄할 수 있는 문학 교육은 천편일률적인 현재의 교육을 보완하는 것으로 필수적이다. "언제나 옳은" 답만을 배워온 대학 신입생들의 리포트들은 주장이 서로 대동소이하면서 논리는 부족할 수밖에 없다. 즉, 창의력과 논리력이 결여되어 있다. 그럼에도 지금 중·고등학교의 문학수업은 거의 잘못되어 있는 실정이다. "또 하나의 암기과목"으로서가 아닌, 제대로 된 문학교육은 시급하다. 뿐만 아니라, 국어는 자신의 생각을 잘 표현하고 남의 생각을 잘 이해하는 데에도 꼭 필요하다. 최근 서울대에서 신입생들을 대상으로 한 시험의 결과에서도 볼 수 있듯이 현재 고교졸업자의 국어능력은 심각한 정도다. 국어능력 없이는 무언가를 '배운다'거나 '토론한다'는 것이 불가능하다. '말'과 '글'을 통하지 않는 의사소통은 거의 없기 때문이다. '논술의 폐지'만 해도 그렇다. 현재 논술 고사에 많은 문제점이 있는 것은 사실이고, 뚜렷한 개선방안이 없다면 폐지하는 것이 마땅하다고 생각하지만 그 긍정적인 측면도 생각해야 한다. 실제로 논술 모의고사 등의 시험을 통해, 정형화된 것이긴 하지만, 학생들이 자신의 생각을 표현하는 연습을 하게 되는 것을 잊어서는 안 된다. 논술의 부정적 측면이 너무 크기 때문에 무시되기 쉬운 이런 장점은, 그럼에도 중요하다. 이런 사정 때문에, 논술을 폐지할 때에는 국어 과목에 대한 더 큰 배려가 필요하다.

그러나, 이정우 씨의 다른 제안들은 현실성과 실효성을 함께 가진, 중요한 주장이라고 생각된다. 특히 수행평가, 제 2외국어, 논술 및 면접에 대한 부분들은 평소에 절실하게 느끼고 있던 터였다. 위에서 지적한 몇 가지 문제도 "보다 나은" 교육개혁을 위한 생각일 따름이다. 이정우 씨의 글을 시작으로, 최근 일반적으로 더욱 관심이 고조된 교육개혁 문제에 대해 『창비』에서도 '좌담' 등을 통해 여러 사람의 의견 교환을 통해 더 나은 대안을 찾는 과정을 볼 수 있기를 기대해 본다. "가장 나은" 교육정책보다는 "보다 나은" 교육정책을 찾는 데는 역시 대화와 토론 외에는 방법이 없기 때문이다.


-『창작과 비평』2001년 여름호 '독자의 편지' 10-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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