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6

기독교와 정치: 이명박과 예레미야서 ②

이전글: 희년과 나그네됨: 이명박과 예레미야서 ① '나그네됨'의 비밀을 깨닫지 못하고, '이웃'에 대해 깊이 생각해보지 않은 기독교는 위험하다. 그리스도가 온 율법과 선지자의 강령이라고 언급했던 것은 두 사랑의 계명, 곧 여호와에 대한 사랑과 이웃에 대한 사랑이다. 이와 같은 입장에서 사도 요한은 한 편지에서 다소 충격적인 발언을 한다(요일 4:20): 눈에 보이는 형제를 사랑하지 않는 자가 어떻게 보이지 않는 하느님을 사랑할 수 있겠습니까? 그리스도인은 흔히 이웃 사랑에서 자주 인용되는 선한 사마리아인의 비유를 배울 필요가 있다. 도움이 필요한 소외된 자를 돕는 선한 사마리아인이야말로 그리스도인의 모범이기 때문이다. 사마리아인이 자신의 주머니를 털어 다른 사람을 도울 수 있었던 것은, 그가 그 돈을 스..

희년과 나그네됨: 이명박과 예레미야서 ①

자리에 외투를 두고 회사 앞 식당에서 비빔밥을 사 먹는다. 혼자 먹는 저녁이라 부러 TV 앞자리를 골라 앉는다. 창밖엔 가난한 눈이 내리고 있다. TV는 이명박을 비추고 있다, 두 손을 번쩍 든. 문득 술이 마시고 싶어진다. 아니, 실은 낮부터 저녁 술 약속을 잡으려고 했던 것이 기억난다. 회식이나 야근의 칼날을 비껴갈 수 있었던 친구들은 많지 않았다. 그런 밤이었다. 신촌이라면, 아마 신촌이라면 함께 술을 마실 마음 맞는 친구들이 있었을지 모른다. 하지만, 저 미끈거리는 눈물을 밟고 신촌까지 갈 엄두가 나지 않았다. 돌아오지 못할 것 같았다. 마침, 다행이었을까. 일이 진척을 보이지 않아 결국 야근이었다. 하마터면 공허한 약속을 하나 더 만들 뻔했다. 747공약이 공약空約이라고 특히 외국에서 말들이 많..

'실용'주의와 언어 제국주의: 이명박 정부의 영어 이데올로기

대통령직 인수위원회가 신경 쓰는 것은 한반도 대운하와 기업 투자, 그리고 영어 교육 뿐인 것 같다. 영어 몰입교육을 주창하다가 한 발 물러선 대통령직 인수위원회에서 다시 영어 이야기를 꺼냈다. 이경숙 위원장은 "처음 미국에 가서 (표기법 대로) '오렌지'를 달라고 했더니 못 알아들어서 'Orange'라고 말하니 알아듣더라"는 자신의 경험담을 소개하면서 영어 교육을 위해서 외래어 표기법을 바꾸자고 제안했고, 인수위 공식적으로는 "학교 교육만으로 영어를 해결하기 위해 5년간 4조원을 들이겠다"고 발표한 것이다. 이경숙 위원장은 적어도 한 대학의 교수로 오래 일했고 총장까지 지냈던 교육자다. 게다가 그런 사람이 국내에 TESOL(Teaching English to Speakers of Other Languag..

풍자와 인터넷 댓글 놀이

"~면 어때, 경제만 살리면 그만이지." 하는 이명박 댓글 놀이가 유행이다. 알다시피 "이게 다 노무현 때문이다."에 이은 두 번째 정치 패러디 댓글이다. 민노씨.네 블로그를 통해 이 댓글 문화에 대한 반론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이명박 댓글 놀이가 찌질한 이유는 "경제만 살리면 그만이지" 댓글이 이명박이 아니라 이명박을 찍은 유권자들을 향한 풍자가 될 수 있다는 점에서 찌질하다고 주장하는 글이다. 하지만 나는 이 논의에 동의할 수 없고, 이와 같은 댓글 놀이의 한계는 인정하고서라도 재미있으면서도 일말의 의미가 있는 이 놀이는 계속 즐길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1. "이게 다 노무현 때문이다." vs. "경제만 살리면 되지." 원문에서 "노무현 때문이다."가 수구 언론을 향한 것인 반면 "경제..

이명박 '욕쟁이 할머니' 광고의 커뮤니케이션 구조

이명박 대통령 당선자의 '욕쟁이 할머니' 광고는 많은 사람들에게 충격을 준 광고였다. 이명박의 강한 이미지와 부자 이미지, 여러 가지 비리 이미지를 날리기 위해 정반대에서 승부를 건 한나라당의 비장의 무기였다. 한나라당도 이명박도 분명히 서민이나 중산층이 아니라 계층적으로 상류층을 지지 기반으로 하는 정책을 내세우고 있음이 분명하지만, 선거전에서는 서민들의 표가 필요하기 때문에 만든 '웰메이드' 이미지 광고였다. 대통합민주신당에서는 광고에 나오는 할머니가 사실은 종로 낙원동 국밥집이 아니라 강남에서 포장마차를 운영하고 있는 할머니이며, 광고에서는 할머니가 전라도 사투리를 사용하지만 실제 고향은 충청도라는 점에서 문제가 있는 광고라는 논평을 발표하기도 했다. 하지만 이와 같은 이른바 ‘위장 광고’ 논란은 ..

이명박 당선자와 출판 진흥

“출판은 국민정신 발전체제의 큰 동력” '이명박에 바란다'류의 칼럼들이 쏟아지고 있다. 그 가운데에는 출판 분야의 요구 사항도 있다. 당선자가 궁금해 하는 것은 국민들의 요구 사항needs이고, 요구 사항이 적절할 경우 정책에 반영해야 할 것이므로 이런 칼럼들의 존재 의의는 분명하다. 게다가 이명박 당선자에게 흔히 부족한 부분으로 지적되는 것이 문화 부분이다. 경영학과라는 이유도 있고, 대기업 건설사 CEO 출신이라는 이유도 있다. 공약의 맨 앞자리를 경부 운하 등 건설 쪽에 배당한 이유도 있을 것이다. 선입견일는지 모른다. 어쨌든 한 나라의 대통령으로서 문화 분야를 챙기는 것은 무척 중요하고, 그 가운데 출판은 문화의 핵심이라는 자부심은 물론 매출 규모에 있어서도 '문화 산업' 가운데 '가장 큰 파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