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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4.10.01 현대시와 우리: 노혜경『뜯어먹기 좋은 빵』
現代詩는 낭만을 배반합니다. 近代의 詩는 낭만을 긍정하기도 하고 부정하기도 하면서 이중적인 태도를 취해 왔지만, 현대시에서 그런 것은 통하지 않아요. 왜냐하면, 사람들은 이제 똑.똑.해졌기 때문이죠. 센티멘틀이 바로 낭만임을 알기는 어렵지 않습니다. 낭만, 즉 로망roman이란 말은, 사실 불어에서는 소설, 즉 이야기란 뜻이거든요.

낭만은 통속적 이야기, 전개가 뻔한 이야기, 그것입니다. 삶은, 삶은 그것과 어떤 관계일까요. 그것은 인환의 말대로 "(인생이란) 외롭지도 않고 거저 잡지의 표지처럼 통속"한 것일까요? 어떤 의미에서 나는, 이 대목에서 인환에게 박수치고 싶습니다. 그러나 인환은 그렇다면 이미 시인은 아닙니다.

詩는 새로운 삶을 만들어야 하는 것입니다. 혁.명.시.란 419, 518, 1789, 1917을 노래하는 것이 아니라 새로운 삶, 곧 만족하지 못하는 사람들의 新生을 노래하는 것입니다. 詩가 말言의 사원寺인 것도 그 때문이지요.

공원길을 함께 걸었어요
나뭇잎의 색깔이 점점 엷어지면서
햇살이 우릴 쫓아왔죠
눈이 부시어 마주보았죠
이야기했죠
그대 눈 속의 이파리는 현실보다 환하다고

그댈 사랑한다고 말하기가 어려워
나뭇잎이 아름답다고 했죠
세상 모든 만물아 나 대신
이야기하렴
나는 너를 사랑한다고

그러나 길은 끝나가고
문을 닫을 시간이 왔죠
그대를 사랑한다고 말하지 않기 위하여
나뭇잎이 아름답다고 했죠

- 「고독에 관한 간략한 정의」全文


노혜경의 시도 그 근저에 머물고 있습니다. 세상의 사랑은 많이 실.패.하는 것 같지만, 사회가 유지되는 걸 보면 그렇지 않습니다. 누구나 결국은 사랑을 찾고, 인류를 만들어 갑니다. 그런데 왜 성복은 "기다리던 것이 오지 않는다는 것은 누구나 안다"고 했을까요? 노혜경의 시가 3련까지 있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현대시는 무서운 시입니다. (아직도 근대를 벗어나지 못한 예술은 영화입니다. 만화는 극소수를 제외하고는 아직 예술의 반열에 오르지 못했습니다. 이들 장르에서는 아직도 죄의 개념이 있고, 감독이 말이 많습니다. 그건, 스스로 자신의 작.품.을 대단한 것으로 여긴다는 것이지요. 무서운 오만함입니다.)

現代詩는 그러므로 모든 관계를 否定합니다. 먼저 작가auteur와 작품œuvre의 관계를 부정합니다. 남는 것은 다만 글texte일 뿐입니다. 더구나 그 글은 쉿! (믿을 수 없는 글입니다…)

라자로가
거의 썩은 몸에 붕대를 친친 감고
동굴 입구에 나타났을 때
저 더러운 몰골은 죽은 자/산 자에 대한 모욕이라고
아무도/모두가 외치지 않은/외친 것은
(기록자는 신중히 삭제한다)

허공 중에 흩어져버린 살과 뼈를 급히 끌어 모아 다시 사람이 되는 일이
생각처럼 쉽고 즐거운 일이었겠냐고
라자로가 말하지 않은/말한 것은
(기록자는 한 줄 더 삭제한다)

너무 긴 세월을 메아리치고 있는
(나는 알아야 한다)
지워져버린 글자들
내가 죽여버린 글자들
잊을 수 없는 이야기들

- 「진기한 기록」全文

정신분석학 이래로 작가의 모든 말은, 이미 떽스뜨 이상의 의미를 갖지 못합니다. 그의 떽스뜨에 이미 수많은 가위질이 행해졌음은 두말할 여지가 없습니다. 모든 詩는 '진기한 기록'일 뿐입니다. 그래서 시는 현실에서 두 단계나 떨어진 IDEA에 불과합니다. (모든 예술이)

노혜경의 시집 제목 그대로 우리의 모든 시는 『뜯어먹기 좋은 빵』에 불과합니다. "예수께서 이르시되 삼가 바리새인과 사두개인들의 누룩을 주의하라Then Jesus said unto them, Take heed and beware of the leaven of the Pharisees and of the Sadducees." (Mattew 16:6)

…그러나 바로 그 시가 다시 우리의 삶이 되기 시작합니다. 무섭고도 맹렬한 기세로. 기다리던 사람이 오지 않기 시작합니다. 삶이 지워지기 시작하고, 사랑이 실.패.하기 시작합니다. 그렇습니다. 그게 現代입니다. (종말론자들이 이해되시지요?)



거기서 우린 만난 겁니다. 종말론자들처럼. 사랑.

2004. 10. 1.


뜯어먹기 좋은 빵
노혜경 지음/세계사

Posted by 엔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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