짧게 쓴다.

"오오 노시인들이란 늙기까지 시를 쓰는 사람들, 늙기까지 시를 쓰다니! 늙도록 시를 쓰다니! 대한민국 만세(!)"라고 외쳤던 건 서른 살의 정현종이었다. (김현에 따르면) 그는 김광섭 선생을 잘 알지도 못하면서 선생의 시제詩祭에 찾아갔던 것이다.

그런 그가 이제 이렇게 말한다: "의외로 오래 걸리지 않았다. 저절로 쓰게 됐다. 시란 이런 것이다. 절실하면 터져나오는 것이다. 앞 부분 대여섯 행에서 몇몇 표현만 다듬었다." 시를 쓰는 데 시간이 얼마나 걸렸느냐는 기자의 질문에 대한 답변이다. 도대체 시인이 시를 어떻게 보는 것인가. 절실해서 터져나왔다는 그 시란, '핵실험에 부쳐'라는 부제를 단 「무엇을 바라는가」라는 글이다.



나는 이런 종류의 글을 마주할 때마다 임화를 생각한다. 임화의 시를 넘어섰는가를 생각한다. 늘 회의적이다.

정현종은 후배 문인들에게 '침묵하지 말라'고 주문한다. 나는 주제 넘게도 이렇게 말하고 싶다: 당신은 70년대와 80년대를 거치면서 '침묵하지 말았어야 한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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